오인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은근히 적다는건 오덕 기운을 받고 자라나는 입장에서 아쉽다. 김창후의 오리배와 스티붕 유, 보라돌이 무뇌중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은 것이 아쉽다. 이번에 오인용에서 새롭게 제작한 근해(왕이 된 아낙)는 세월호 특별법의 메세지를 절묘하게 광해와 연결해서 해석했다.
오인용이 제작한 플래쉬 애니메이션 근해는 8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진다. 이번에는 오인용스럽지 않게 좀 진지하고 무겁다. 그만큼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주제였으리라 생각된다. 세월호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고 광해를 패러디해 실제로 진행될 리 없었던 일을 행하는 것까지를 보여주고 싶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곧 죽어도 오인용인지라 중간중간 해학과 풍자를 담은 블랙코메디를 넣어두어 긴장을 풀어주고 재미 포인트를 주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다른 메세지 전달법을 사용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오인용이 만드는 가장 오인용스러운 표현법이 오히려 좀 더 큰 목소리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직접 묘사하거나 상황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면피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메세지로 근해를 표현한 것은 그들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오인용의 이미지가 있기는 하겠지만 이번 근해 왕이 된 아낙을 두고 어떤 후폭풍과 흐름이 만들어질지도 관심이 생긴다. 그래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기록용으로라도 이렇게 글을 정리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오인용의 좀 더 신랄한 표현법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못내 못 지우지만 절묘하게 패러디했다는 생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