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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갈치조림골목, 소문난 맛집보다 묵묵한 희락갈치

비컷 2014. 5.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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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오래만에 남대문에 가서 쇼핑도 하고 백화점에서 고른 선그라스 렌즈도 바꾸고 왔다. 오랜만에 남대문에 나간김에 갈치조림이 생각나서 남대문 갈치조림골목을 찾았고 왠지 오늘은 새로운 곳을 찾고 싶어서 호객 하지않고 묵묵히 요리만 하는 희락갈치에 들었갔다. 사실, 남대문 안경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선그라스 도수 넣어 알을 바꾸기는 시간이 빠르다는게 장점이기 때문인데, 오후에 조금 늦게 갔더니 다음 날 찾아야하는 아쉬움이 발생한 김에 남대문 갈치조림으로 기분 전환이나 하려는 마음이었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남대문 갈치조림골목은 몇군데 있긴 하지만, 시계탑 쪽에서 들어오다 큰 블럭 끝나기 바로 직전의 오른쪽 골목을 바라보면 유명한 남대문 맛집들이 많다. 사진으로 찾기 조금 힘들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찍었으니 이해바란다. 골목을 바라보면 진주집이라고 꼬리곰탕과 꼬리찜이 유명한 가게 간판이 보이니 그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그렇게 남대문 갈치조림골목에 들어서면 좁은 길에 양쪽으로 많은 갈치조림 집들이 보인다. 검색에서 자주 보이는 가게도 보이지만 지친 심신에 호객행위를 당하니 그다지 땡기지 않는 변덕이 작용했고, 그냥 좀 더 걸어보다 마음에 드는 집으로 발길을 옮기기로 했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그러다 눈에 들어온 가게가 희락갈치. 좁은 길이지만 그래도 불을 내놓고 먹음직스럽게 조리를 하고 있어서 눈길과 발길을 잡았다. 비주얼의 색감이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이기도 하지만, 색감이 달라보여 물어보니 지금 조리중인 것은 고등어 조림이라고 한다. 원래는 갈치 조림이 생각나서 들어왔지만 왠지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색이었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희락갈치,


혼자가 아니라 일행과 함께 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희락갈치의 조림은 2인분 기준으로 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1인분에 8,000원이니 다른 갈치조림 집들과 차이는 없다. 다만, 서비스로 계란찜을 준다는 다른 집들의 호객소리가 살짝 스쳐가기는 했지만 일단 밖에서 본 색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희락갈치,


조금 기다리자 테이블 세팅이 되었고, 주문했던 고등어 조림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무슨 배달 음식처럼 보이는 구성에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메인 디쉬는 고등어 조림이니 일단 맛을 보기로 했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완전히 걸죽하니 졸여지지 않은 듯 보이지만 실한 고등어 한마리 통채로 들어가 있고, 묵은지와 시큼한 열무까지 바닥에 깔려있으니 참으로 맛깔나는 향이 난다. 진득하지 않아도 충분히 칼칼하면서도 매콤한 느낌과 고등어의 맛이 잘 어우러졌다. 이때부터 일행과 난 맛집의 법칙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사진이고 뭐고 생각없이 먹기에 집중했고 다먹고나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 밑반찬 등에 대한 아쉬움등은 이미 꽉찬 배에 밀려 사라지고 없었다. 역시, 맛집은 메인 요리가 맛있으면 모든게 용서가 되는구나.

다음에 남대문을 찾을 일이 있다면 남대문 갈치조림골목의 희락갈치에서 갈치조림도 맛보기로 일행과 약속하며 길을 나섰다. 그런데 나오다 진주식당의 간판을 바라보며 일행을 모아 꼬리찜도 도전하자는 약속도 하고 있었다. 내 살들은 언제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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