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Cuts/문화 Be Cut

버스 44, 실화를 담은 단편영화의 울림 큰 결말과 질문들

비컷 2014. 5. 12. 14:36
반응형
며칠사이 SNS를 중심으로 2001년에 제작된 버스 44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11짜리 단편영화이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좀 더 이슈가 된 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으로 비추는 것은 괜찮고 한번쯤 생각해볼 주제인 듯 하지만, 너무 확대 해석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이어간다.

버스 44, 포스터


많은 영화제에세도 수상을 한 버스 44는 중국의 어느 시골버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한적한 시골길을 운행하는 버스 노선에서 강도가 들고 버스기사였던 여성을 욕보인다. 하지만, 버스 승객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침묵한다. 하지만, 뒤늦게 올라탔던 한 남성만이 용기있게 그 상황에 뛰어든다. 그런데 버스기사는 오히려 도와주려던 남자를 태우지 않고 버스에서 쫓아내고 출발해 버리는데.




버스 44,


11분 동안 보여지는 한정된 버스라는 공간이지만 오히려 한정 되었기에 상황에 대한 메시지가 집중력을 가지며 함축되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버스44에서 주요한 질문은 과연 누구를 탓해야하고 누가 옳은가에 대한 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상황에 대해 방관자적인 자세를 보이며 침묵한 사람들이 잘못한 듯 보이지만 과연 그들에게 쉽사리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똑같은 상황을 직접 겪지 않은 상황에서의 판단과 감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승객의 입장이 되었을테니 말이지.


버스 44, 남자


버스44의 실화에서는 이렇게 잘 생긴 훈남이 아니라 중년 아저씨였다고 한다. 돈은 그냥 강도를 당했지만 버스 기사가 욕보이는 상황에 맞서 도움을 주려고 행동했다고 전해진다. 버스44 단편영화 초반에 잠깐 스치는 대화등을 통해서 조금은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버스 44, 승객,


강도들의 강도짓과 버스기사를 욕보이는 장면도 분명히 문제가 되지만, 버스44는 오히려 강도들보다 방관하는 승객들,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시선마저 피하는 장면에 주목한다. 범죄보다 그런 범죄 앞에 맞서지 못하고 뒤에서 수근거리며 방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극단적으로 범죄에 맞서는 사람은 크게 상처입고 오히려 따돌림을 당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마치 숨기고 싶은 현실의 모습들을 들켜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버스 44, 버스 기사, 여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인 버스기사의 원망에 찬 눈빛 연기가 가슴을 파고든다. 타인의 일이고 자신에게 위험이 오지 않았으니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똑같은 버스44가 운행되기를 기다리는 승객들. 짧은 시간이지만 버스기사의 심정을 담아낸 표정과 눈빛이 시리도록 기억에 남는다.


버스 44, 남자 주인공, 웃음,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남자 주인공의 묘한 표정과 미소도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준다. 살아남아서 안심하는 것인지, 버스기사의 행동에 감사하는 것인지, 버스기사가 행동함 모습에 묘연한 느낌을 받은 것인지 알기 어려운 표정으로 끝이난다.


버스 44,


방관한 승객들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수많은 목숨을 빼앗은 버스기사는 옳은 행동을 한 것일까? 불의를 보며 자신을 다쳐가며 혹은 목숨까지 내놓는 일이 쉬운 일일까? 정해진 답은 없다.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자신의 행동으로 말을 해야하는 부분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과 2014년 한국의 여러 모습들과 오버랩이 되기는 하지만, 특정 이슈에 맞춰 빗대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흐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으니 빗대어 보는 것은 좀 더 정리되고 나서 생각해봤으면 한다. 대신 버스44가 던져주는 방관적인 자세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과 고민은 있었으면 싶은 영화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