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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맨헌트 유나바머 후기

비컷 2018. 1. 2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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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맨헌트 유나바머 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은근히 미뤄두었던 맨헌트 유나바머(manhunt : Unabomber). 실제 연쇄 폭탄마 사건을 바탕으로 꾸려진 드라마였다. 지인이 괜찮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은근히 손이 가지 않았는데 역시나 한 번 시작하니 한 호흡에 끝까지 달리게 된다.



조금은 짧은 구성

맨헌트 유나바머는 1980년대 90년대에 우편물을 이용한 무작위 폭탄 테러범을 검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8회차로 조금은 짧은 구성이지만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분량을 담고 있다.


수사물의 중심이 범인을 되짚어가는 증거물을 중심으로 한다면 맨헌트 유나바머는 범인의 심리와 수사관의 심리를 절묘하게 엉켜놓는 구성을 보여준다.


1995년 1997년, 그리고 필요한 시점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며 유나바머를 잡아내는 과정을 보여주면서도 현재의 심리 상태를 함께 조명한다. 그리고 핵심은 드라마내의 현재에서 유나바머의 유죄 증언을 받아내는 과정이며 그를 위해 과거의 일들을 조각처럼 다시 재조명하게 되는 것이다.



언어로 접근한 프로파일링, 그리고 동질성

1990년 중후반 프로파일러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피츠는 늦깎이 FBI로 프로파일러의 대열에 선다. 하지만 프로파일러에 적합한 섬세하고 외골수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피츠는 전혀 단서가 없던 유나바머를 쫓기 위해 그의 선언문과 편지등 언어로 프로파일링을 시작한다. 주위에서는 결과를 내기 성급해진 팀의 부품이 되라고 하지만 피츠는 그의 성격으로 밀어부치며 자신만의 프로파일링으로 접근한다.


드라마에서 유나바머가 대학교, 비행기 등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무작위 폭탄 테러를 하는 이유가 상당히 인상 깊었다. 유나바머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것이고 방법론이 어긋났다. 그의 성장 과정에서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거기다 대학에서는 섬리학적인 세뇌의 과정도 경험한다. 그러면서 그는 태어난 테러범이었을까? 만들어진 테러범이었을까?


또 하나 흥미롭게 뒤쫓게 되는 점은 피츠의 심리 상태이다. 그도 섬세한 인사이트도 줄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를 다루며 상징과 숨겨진 의미를 뒤쫓으며 유나바머의 메세지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5년 유나바머를 체포하고 난 뒤 1997년의 시점으로 돌아오기까지 그는 숲 속에서 지낸다. 물론 1995년 체포를 위해 가족과도 멀어지고 성과에 대한 실망까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빨간불의 신호등을 바라보는 상황과 그의 표정이 묘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바라본다는 말이 있다. 유나바머를 이해하기 위해 동질성을 가지기 시작한 피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유나바머의 선언문 전문은 등장하지 않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엿볼 수 있는데, 물질적인 사회가 더 가속화 되고 기술을 위한 기술이 가치있는 듯 보여지는 현대에서도 충분히 고민해봐야할 그리고 그 때나 지금이나 이상론적으로 가질 수 있는 메세지라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메세지 전달을 위해 폭탄이 아니라 사회 운동가나 칼럼리스트등의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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