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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서평, 김진명다운 주제와 흐름 그러나...

비컷 2015. 12. 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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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서평, 김진명다운 주제와 흐름 그러나...

이북으로 읽을거리가 뭔가 있을까? 싶어서 찾다가 김진명 글자전쟁을 찾게 되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김진명의 소설은 편하게 읽기 좋았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진도 안나가는 책들만 읽다보니 조금 쉬어가는 의미였다랄까?



글자, 문화를 둘러싼 과거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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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은 김진명스럽게 뭔가 있어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글자전쟁에서는 과학고를 나와 공학과 세계 정치를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한 인재로 등장한다. 거기다 비상한 머리라 뭐든 빨리 익히고 배운다는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두 가지를 잘 융합해 무기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초반의 무기와 국내 정황을 이어가는 부분은 전혀 글자전쟁과 상관없어 보이게 흘러간다. 실제로 그렇게 큰 상관이 없다. 단순히 주인공의 능력이나 한자와 역사를 다루어야하는 중국으로 넘어가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정도로 느껴진다.


진짜 이야기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린 주인공이 중국에서 겪게되는 일련의 사건인데, 이 또한 개연성보다는 우연에 가깝게 플롯이 진행된다. 우연히 알게된 사람이 우연히 넘겨준 USB 하나, 그리고 거기에 담겨진 그의 소설.


소설 속의 또다른 소설의 진행으로 점점 글자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무르익는다. 은나라 시절 그곳에 문명을 일으킨 민족은 동이족이고 그 당시 문화의 기반이 되는 은자를 만든 것도 우리민족의 뿌리라는 가정에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그리고 소설에서 픽션으로 다룬 내용을 주인공이 뒤쫓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제목의 글자전쟁은 말 그대로 문자를 두고 문화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을 뜻하고 실제로 중국이나 일본이 문화재나 역사를 왜곡하려는 움직임등을 포착해 소설로 풀어내는 것이다.


글자를 통해 문화 전쟁을 이야기하고 우리민족은 좋은 문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전쟁에 너무 관심이 없다는 것을 꼬집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김진명스러운 글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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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은 김진명이 고구려를 집필하는 중간에 짧게 쓴 소설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려지는 배경이나 소재가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다. 긴 고구려 집필 중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떠올랐고 따로 정리하고 싶었나보다.


글자전쟁은 김진명 소설답게 읽는 동안에는 술술 읽혀진다. 초반 흡입력과 이야기의 전개가 힘있는 점은 김진명의 장점이 될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여 술술 읽어나가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김진명의 소설들은 잡은 김에 책장을 덮게 되는데, 글자전쟁도 그랬다.


다만, 역시나 김진명 소설스러운 점은 애국을 강조하고 그걸 위해 조금은 어색하게 끼워맞춰진다는 점이다. 긴장감을 실컷 고조시키고 결론에서는 조금 허술하거나 허무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게 김진명 소설의 특징이다.


글자전쟁도 비슷한 느낌으로 전개되었다. 조금 짧은 분량이라서 그랬는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소설 속 또다른 소설에 담긴 내용이라서 그런 지, 실제로 주인공이 겪게 되거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허술하며 너무 술술 풀어버린다. 이야기 전개 자체의 긴장감보다 글자전쟁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메세지가 좀 더 강했다는 생각도 든다.


연말에 한 해 동안 목표했던 책읽기 분량에 쫓긴다면 짧고 부담없이 술술 읽히는 글자전쟁도 추천해볼만하다. 다만 오밀조밀 촘촘한 구성을 기대하기보다 글자, 즉 문자와 문화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이것을 등한시하고 있는 지에 대한 김진명의 목소리는 귀기울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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