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세이야 오메가 감상평, 소년들에게 심어놓는 전쟁?
세인트 세이야 오메가를 정주행했다. 2012년 시작되었고 국내에서도 방영된 적이 있는 이 야니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97편에 달하는 작품을 정주행해보고나이 뭔가 씁쓸한 느낌만 강하게 남아있다. 오리지널 TV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이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했었는데 좀 많은 실망이 남는다. 특히, 회가 거듭할수록 억지스럽게 메세지를 주입하려는 기분이 들어서 좋지 않았다.
원작의 흐름을 깨버린 애매한 설정들
세인트 세이야는 기본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쟁의 신 아테나를 중심으로 별자리의 갑옷(세인트)를 입고 특성있는 기술을 쓰는게 재미 포인트였다. 그리고 핵심 주제는 아테나가 다른 신에게 공격을 당하면 그것을 지켜낸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이미 강했던 적이 중요한게 아니라 가장 낮은 등급의 브론즈들이 각성하고 근성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명맥을 가지고 있다.
세인트 세이야 오메가도 이러한 세인트 세이야의 기본 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TVA의 줄기를 그대로 받아가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많이 있었던 다른 시리즈와는 또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오메가는 명왕 하데스의 결전 이후 마르스의 등장과 빛과 어둠을 중심으로 속성이라는 소재를 추가했다. 신화적인 소재를 섞어서 진중했던 본편에 비해 좀 더 유치해졌다는 느낌이다.
확실히 원작이 처음 선보였던 시기와는 다른 흥미를 불러주지만 전체적인 흐름에는 방해가 된다. 그리고 웃긴 것은 이 속성이라는 것이 마르스와의 결투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이후의 새턴과의 이야기에서는 또 의미가 사라진다.
97편의 내용은 코우가의 각성과 새로운 세대의 브론즈들이 각성하는 과정을 그린 마르스편과 이후 오메가 코스모에 눈 뜨는 새턴 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신화의 별자리와 특징을 가지고 아기자기한 전투의 묘미를 이야기하던 본편의 의미를 많이 상세시켜 버린다.
불안한 작화와 커져만가는 인프레이션
오메가는 초기부터 불안한 작화를 보인다. 원거리의 캐릭터들을 대충 그린다거나 눈을 한 색으로 통일해서 그려버리는 등의 성의 없는 장면들이 꽤나 나온다. 이러한 모습은 97편이 흘러가는 동안 꽤나 많이 보여진다. 씁쓸하다. 때로는 변신하는데 시간을 다 빼먹어 버리기도 하는 등 전체적인 스토리의 촘촘함 보다는 그냥 캐릭터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흐름을 잡아서 작화 붕괴의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처음 코스모에 눈 뜨기 시작하는 코우가의 여행을 시작으로 식스센시즈와 오메가 등의 새로운 힘을 선보이는데 산 넘어 산이라고 점점 더 큰 힘과 설정을 강요한다. 역시나 설정으로 흥미를 이끌어가려는 조금은 얍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중에는 태양과 싸울 것인가? 낮아져버린 연령대
명왕 하데스, 마르스(Mars), 새턴(Sarturn). 이런 기세라면 다음에는 수성, 금성도 등장할 것이고 태양까지 등장하지 않을까? 빈약한 내용에 소재빨과 허세로 겨우겨우 97편을 이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세인트세이야 오메가인데, 전체적인 메세지나 작화, 소재를 봐서도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져 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막판쯤에는 유치한 이야기의 전개는 물론이고 어설픈 구성까지 서슴없이 등장한다. 유치해져버린 것이다.
절음이들여 목숨을 바쳐라?
세인트 세이야의 원작도 그랬지만 오메가에서는 좀 더 무서운 메세지가 숨어있다. 주인공들은 장성한 어른이 아니라 소년들이다. 그들이 코스모를 태운다는 의지와 곤조로 강해진다는 메세지, 그리고 아테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으로 목숨도 건다.
이걸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면 전쟁을 겪은 전후세대가 말하는 일본전쟁의 모습이 숨어있다. 목적을 위해서는 서슴없이 친구라고 불러왔던 동료를 그냥 내버려두고 앞만을 향해 나간다. 그리고 강적을 만나면 그렇게 1:1의 정정당당함을 이야기하던 캐릭터들은 힘을 합친다? 자신들의 명분을 이룬다? 라는 이유로 다굴치는 것을 정당화한다.
이런 애니메이션들은 꽤나 있지만 소년들에게 만약 아테나를 일본천황으로 대치하면 그들의 잼재된 메세지들이 되살아나지는 않을까? 비율은 낮겠지만 그래도 이런 메세지를 담은 애니메이션들이 많아서 쉽게 동화될 수 있다. 어른이 아닌 메세지를 담기 쉬운 소년들을 대상으로 멋지다 정의를 위한다라는 편향된 아젠다를 포장하며 이러한 메세지를 심어놓고 있는 것이다.
뭐 조금은 확장되게 해석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은근히 무서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원작보다 더 그런 목적에 충실(?)해져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작의 이미지로 보기 시작한 세인트 세이야 오메가지만 다 보고 난 뒤에는 실망만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