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예고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캐릭터는 역시나 스칼렛 요한슨. 어벤져스에서 블랙위도우로 자리를 잡더니 스칼렛 요한슨이 액션 여배우로 조명을 받기 시작하나보다. 국민배우 최민식의 헐리우드 데뷔작이기도해서 초반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이슈들로 포장된 그냥저냥 그런 영화일까? 라는 순간, 모건 프리먼이 등장하고 감독은 뤽 베송이란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누른 루시 예고편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공식 예고편으로 나온 것이고, 8월에 개봉을 알리고 있으니 일단 루시 예고편을 감상해보자.
루시 예고편만을 보고 있으면, 초반에는 조금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뒤로 갈수록 산으로 달려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루시가 적당한 초능력을 가지면 모르겠지만, 뒤로 갈수록 초능력의 힘이 산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모건 프리먼이 등장하는 이유는 아마도 브레이크 걸리지 않으면 생명에 위험이 있다거나 그런 스토리가 연결되지 않을까? 그러니 루시는 꺼져가는 몸숨으로 복수의 화신이 된다는 플롯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최민식의 헐리우드 데뷔작으로 루시가 조명되고 있는데, 동양계 마피아 보스에 신들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열려서 환영한다. 이미 범접할 수 없는 뽕삘 시선과 능청스러움까지 겸비한 우리의 최민식이기 때문에 배역만 잘 받으면 확고한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래의 칼 맞는 장면의 표정도 상당히 인상적이지만 뭐니뭐니해도 민식이횽의 백미는 무표정하게 뭔가모를 무게와 어둠을 뿜어내는 포스가 대박이지. 은근히 건들거리는 연기력까지 폭발하면 최고의 아우라를 뿜어내니 말이다.
스칼렛 요한슨도 빠지지 않는 배우이지만, 루시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위의 블랙위도우가 너무 겹쳐버린다. 비록 블랙위도우가 초능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액션 장르에서 너무 겹치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마약 운반책으로 간택(?)되어 험한꼴 당하는 모습에서 복수의 화신까지 한번에 연기하기 힘든 스펙트럼을 소화해내는 모습이 기대된다. 특히, 자신의 힘을 깨닫고 묘하게 유혹하는 루시 예고편의 스칼렛 요한슨은 나라도 어쩔 수 없이 홀렸을 것 같은 눈빛을 보여주니 말이다.
다만, 뤽 베송식 액션이 조금 만화스럽고 완성도와 인기에 편차가 큰 편이라 이번 루시는 어느 쪽에 속하게 될 지가 관건이 될 듯 하다.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의 조합을 가지고 플롯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지는 않을까? 라는게 솔직한 걱정이다. 레옹 수준에서 멈춰야할 액션이 인기를 위해 제5원소까지 포함되어 버리면 꽤나 난감해질 것 같으니 말이다.
빵빵한 배우들의 연기력 대결이 어느만큼 몰입하게 해주느냐가 오히려 관건이 될 것 같고, 스토리는 킬링타임용으로 흥미로운 소재 정도의 느낌을 가지게 되는 루시 예고편이라 할 수 있겠다. 스칼렛 요한슨이 클럽에서 눈에 띄어 마약 운반책이 되는 설정인데, 클럽씬이 은근히 기대되는 것도 배우의 힘(!)이다. 사실, 최민식의 연기야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의 포스에 묻어서 얼마나 다른 배우들이 호흡을 해주냐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캐릭터 잘못 잡히면 정말 산으로 가겠지만, 민식이횽의 힘은 그정도가 아니니 알아서 잘 누르고 색깔을 잘 섞었으니라 기대해봐야지. 미키 루크등의 약 좀 빨았다는 사람들이나 보일 수 있는 눈빛에 인생의 모든 감정을 뿜어낼 수 있는 표정을 가진 민식이 횽이니 악역에서 오히려 더 큰 빛을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루시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생각이 아키라인데. 다른 영화나 소설들도 있겠지만, 아키라가 계속 오버랩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약물에 의해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이나 더 큰 힘에 저항해야 한다는 설정도 유사하다는 느낌이 스친다. 물론, 그래서 초능력의 댓가가 무섭다는 것도 쉽게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8월에 개봉한다니 더운 여름 킬링타임용으로 민식이횽 보러갈 준비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