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의 승리? 이제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11월 21일, 동덕여대에서 대학측과 학생측이 3시간 면담해서 중간 협의점을 찾았다고 한다.
이 내용을 들어보면 언듯 학생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제부터 어른의 시간이 시작되는걸 알 수 있다.
1. 학생들과 협의하고 진행하겠다 했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하기로 한거 아닌가?
이 뉴스를 들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나?
아니면 원숭이들이 나오고 말을 살짝 돌리는 4컷 만화가 스쳐가는 이유가 뭘까?
동덕여대 사건의 시작이 공학전환에 대한 의견 수렴이었다고 알고 있다.
대학측에서도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브레인 스토밍 수준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공학전환이 정해진 것 없고 하겠다고 회의에서 결정된 것도 아니다.
안건이 나왔고 이제 안건에 대해 실제 진행이나 다른 부가적인 의견에 대해 학생측과 대화를 시작하면 된다.
이게 원래 회의나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 아닌가?
지금까지 동덕여대의 폭동 사태를 보면서 쟤네들은 회의라는걸 해봤나? 아직 정해진 것도 없는데 왜 저러지? 라는 생각을 꽤 많이 했다.
내가 모르는 절차가 동덕여대에는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 협의점을 보면서... 아... 쟤네들은 진짜 능지 수준이 낮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진짜 놀랄 정도였다.
총학생회라는 집단은 한참 락카칠하고 깽판 다치고 나서야 총투표를 시작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두지도 않았으면서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다 때려 부순 상태다.
그런데, 총투표라는 꼬라지를 보면 이게 대학생이라는 집단이 할 행동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이게 무슨 홍위병들 집회인가? 사상검증 하려고 모인 집단인가? 무장세력인가? 답도 안나온다.
자막으로는 반대표 나왔다고 정리되지만 사진에는 그냥 거수투표하는 모습이다.
이거 영원히 박제된다.
다시 이번 협의점으로 돌아오자.
내가 알고있는 폭동의 원인은 '대학에서 공학전환을 논의했다'다. 공학전환을 결정했다도 아니다.
이번에 협의한 내용은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논의하겠다'다.
학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다르다!!!! 빼~~~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같은 내용이다.
회의 절차상의 차이가 있겠지만 큰 차이가 없다.
왜냐고? 학교측에서는 아직 공학전환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결정도 안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저정도 사안을 결정할 때, 타산 안 때려보고 준비 안하고 그냥 주먹구구로 진행할까?
타당성 검토를 한다면 업체를 껴야할 수도 있고 그러면 큰 돈이 든다.
그걸 끝낸 시점에서 이렇게 학생이 참여해야한다~ 빼~~~ 하면 의미도 있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더해야하는게 맞다.
그런데 다시한번 말하지만 지금의 저 협의점은 어차피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문구가 된다.
동덕여대 친구들... 위의 조삼모사를 그냥 웃음벨처럼 생각하지 말아라.
인생 실전에서 항상 머리에 담아둬야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본인이 왼쪽의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쪽의 원숭이가 됐다.
학교 측에서는 어차피 공학전환 의제가 제대로 상정되면 학생회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지금은 브레인 스토밍 수준으로 의제가 상정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앞으로는 학생들을 회의에 참석시키고 의견을 수렴해서 공학전환 의제를 진행해야 한다.
지금은 브레인 스토밍 수준으로 의제가 상정되지도 않았다.
뭐가 다르지?
그냥 올해는 파기해도 큰 상관없는 의제다. 어차피 상정되서 뎁스를 더하지도 않은 의견이다.
그런데 지금 일어난 변화는 뭘까?
본관 제외 강의실 오픈, 수업 재개 등이 이루어졌다.
여기까지 이야기해도 동덕여대급 친구들은 이게 무슨 일인지 아직도 잘 모를 수 있으니 좀 더 설명해보자.
지금의 상황을 좀 더 명확히 객관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 공학전환 문제는 학생들과 협의후 진행하기로 결정
- 학교에는 물적 피해가 발생한 상황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학생들이 문제 삼았던 공학전환은 1차적으로 해결됐다. (그게 조삼모사라도 말이지)
그런데 락카나 파손은 그대로 남아있다. (물론 이건 책임을 져야한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느낌이 오는가?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명분을 제거했다.
이제는 실리만 따지면 된다.
그 명분이라는 것도 학교측에서는 원래부터 없던 것이니 학교 측에서는 손해본게 없다.
그냥 말만 앞으로 학생들과 함께 논의라고 해주면 되는거다.
그런데 이번 협의로 학생들은 명분을 제거했다는 실리를 얻었다.
학교측은 학교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와 실제로 학교를 운영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지금 폭동들 걷어내건 졸업시키던 학교는 남아야지?
그리고 이렇게 수업이 재개된다? 그렇다면 이미지 싸움에서 폭동을 일으킨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
지금이야 폭력으로 다른 의견들을 묵살하고 재밌겠지만, 점점 제대로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본인들만 도태되는걸 느끼게 될거다.
과잠은 비닐에 싸두는 능지 수준이니 수업 재개되면 수업에 들어갈려나?
여튼, 명분마저 사라진 학생측은 이제 남아있는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인생은 실전이다.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고 했던게 이 부분이다.
어른들이 빽빽하는 아이들 조삼모사로 잘 달래놨다.
일단 일은 굴려놓고 이제 하나하나 손해난거 대응하면 된다.
혹시라도... 저 손괴를 학교 잘못이라고 아직까지 우기지는 않겠지?
보니깐 예전 ㅂ ㅌ 사건때 이미 학교에서 애들 버릇을 조금 망친 것 같기는 하더라.
그런데 그 사건을 보면서도 난 참 웃겼던게... 저 돈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 였다.
학원 사업은 애들 등록금 받아서 학교 운영한다. 다른 비용들도 있지만 이게 기본이다.
학생회에서 이것해죠 저거해죠!!! 하겠지만 그들은 그걸 진행하기 위한 세부 예산안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예산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해서 그걸 처리할 지 모르는거다.
그럼 그 비용들은 어디서 나올까? 등록금.
법적 소송으로 충당해야할 비용이 있을거고 그게 어렵다면 시간을 두고 등록금으로 채우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또 등록금 투쟁! 빼~~~ 할건가?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학생들이 내세울 명분은 뭐가 있을까?
다시한번 말하지만 모든 일에는 명분과 실리가 있고 어른들은 실리를 먼저 생각한다.
학생들의 명분은 사라졌고 실리는 어른들이 챙겼다.
동덕여대 사태를 보면서 씁쓸하다.
어디서 잘못 배워서 선동에나 놀아나고 아주 기본적인 논리적 사고도 하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폭력으로 이룬 힘의 우위를 즐긴다.
그런데... 힘의 우위가 아니라 그렇게 느끼게 놔둔거다.
같이 힘대 힘으로 했다면 학생들이 과연 버틸 수 있었을까?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라고 참 많이 배려해주는것 같다.
나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학교측에서 과연 어디까지 양보할 것인가?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아이들을 보호해주는 학교의 담장 울타리는 반대로 돌아서면 목을 확실히 조를 수 있는 담장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여튼, 협의점 내용을 보면서 조삼모사 그림이 스쳤고 슬슬 어른의 시간이 시작되는 듯해서 미리 정리해본다.
P.S1 : 우리나라 노조 시위에서 현대자동차가 회장 호출 성공하니 아무나 다 총장이나 회장 나오라고 하는데... 그건 명분이고 책임자급 테이블에 불러내는게 목표다. 그런데 동덕여대는 교무처장(책임자급) 나와서 일 해결하려는데 거기다 조롱 박더라. 무식하면 용감하다.
P.S2 : 선입견이라는건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이번 사태를 통해 동덕여대, 여대라는 단어에 어떤 이미지와 선입견이 만들어질 지 생각해봤다면 좀 더 행동에 조심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리쿠르트를 발로 걷어차다니... 무식하면 용감하다.
P.S3 : 민주, 선거.... 그냥 무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