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너의 거짓말 후기, 여운남는 결말과 섬세한 감성
지난 시즌 애니를 추천하라면 주저없이 일곱개의 대죄와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추천한다. 둘 다 장르가 완전히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애니들 중에서 완성도와 흐름이 상당히 좋은 애니들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진행도 좋았고 결말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애니로 기억된다.
음악으로 대변되는 섬세한 표현들과 감성들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 피아노가 중심이 되고 바이올린이 거든다. 하지만 반대로 성장과 힐링을 보여주기도 하며 사춘기 소년소녀의 로맨스도 담고 있다. 결국은 주인공 아리마 코세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성장통과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여주는 표현법이 기가막힌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시작된 트라우마를 미야조노 카오리를 만나면서 깨뜨려가고 자신의 정체성과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조각들을 다시 모으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트라우마로 왜곡된 기억들과 의미를 힐링해가며 새롭게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은 그 과정을 극적인 플롯 구성과 함께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변화까지 꼼꼼하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코세이의 트라우마 원천이자 해방구가 되는 피아노. 눈에 보이지 않는 음들이지만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서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시각적인 표현을 넘어 청각적인 표현까지 더해져서 보다 더 깊은 감정적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4월은 너의 거짓말, 성장기 사춘기 소년소녀의 감성을 섬세하게 어루만져주는 애니로 기억될 것 같다.
깔끔한 엔딩과 여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카오리의 등장으로 시작된 코세이의 힐링은 시작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더 큰 아픔을 내포하고 있었다. 죽음이라는 이별이 예고된 시간 안에서 상처를 오히려 헤집어 놓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종래에는 기대를 가졌던 카오리의 죽음이 다가온다. 코세이에게 한번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코세이는 의외로 자아를 찾아 잘 이겨낸다.
그리고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의 힘과 그것이 음악이나 인생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하며 보여준다. 카오리를 살려내서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것보다 개연성 있게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그 속에서 또다른 의미를 던져주는 것이다. 깔끔하게 엔딩을 만들었고 그렇기에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이야기들이 좀 더 긴 여운으로 남을 수 있게 된다.
좋아하는 음악 만화나 애니는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피아노의 숲, 벡, 언덕 위의 아폴론과 함께 독특한 음악 소재의 애니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