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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낳은 정과 기른 정의 무게감

비컷 2014. 5.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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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간만에 상당히 괜찮은 영화를 만났다. 단순히 한쪽 면에서 좋은 느낌을 간직한 영화가 아니라 전체적인 밸런스가 상당히 좋고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그리고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해석과 감동이 달라질 영화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데 이야기의 중심 내용은 이렇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시골 병원에서 태어난 두 아이가 부모가 바뀐 채로 6년을 보내다 병원에 의해 그 사실을 알게된다. 두 아이의 이름은 케이타와 류세이. 아이를 그대로 기를 것인가? 바꿀 것인가? 라는 1차적인 문제를 빗대어 기른 정과 낳은 정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지게 된다. 물론, 조금은 극단적인 연출이기는 하겠지만, 둘의 성장과정이나 집안 분위기는 조금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두 가정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 지도 조금은 이해하기 쉬운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고 있으면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느껴지게끔 플롯과 연출을 잘해두어서 생각보다 무겁지만은 얺게 접근을 할 수도 있다. 일류 회사 중역을 거치며 바쁘게 성공가도를 달리는 료타는 고지식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재혼해서 들어온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아빠가 되었고, 자신의 기준으로 아들인 케이타를 바라본다. 일이 우선이고 육아는 부인인 미도리에게 남겨두는 편이다. 반대로 류세이의 부모들인 유다이와 유카리는 좀 다르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지만 농담이 있고 웃음이 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료타에 비해 성공적인 사회적 기준은 갖추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행복 기준은 뚜렷한 느낌을 보여준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처음 료타와 케이타의 부자관계는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잘 갖추어진 환경과 사립 유치원에 성공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둘만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힘든 부자관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연출력이 빛을 보여주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료타의 아버지상에 대한 부분을 끍어내준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투영하고 자신의 기준으로 케이타를 키워내는 그리고 양육과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아버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독립적이고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자신은 성공하고 아이에게 많은 것을 투자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반대로 낙천적인 성격에 조금은 모자라 보이는 유다이이 육아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고 아이들만을 위해 아이들에게 매달려 숨도 못쉬게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 좋은 환경 더 많은 조건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은 그 때의 시간이고 아버지가 함께했던 추억은 두번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아이들을 교환하기로 정하고 서로가 친해져가는 과정 중에 두 아버지의 상반된 육아방식은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유다이는 조금은 능청스럽게 나이가 많음을 들어 너무 딱딱하고 빡빡한 료타에게 조언을 해주지만, 료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자신이 경험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고 자신이 자랐던 환경을 생각하며 케이타에게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른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하지만, 시간이 지나 케이타와 류세이가 모두 유다이 유카리의 집을 좀 더 편하고 있고 싶어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장면에서 료타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사회적 지위로 보면 자신보다 나을 것 없고 경제적으로 빡빡한 부부가 너무나 태연하게 두 아이 모두 자신들이 키워도 상관없다는 자세로 나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선택에 의한 것이고 아이들은 순수하게 자신의 의지를 표시하기 때문에 료타는 자신이 먼저 친구인 변호사까지 들여 둘 다 키우고자 했던 마음에 상처를 입었으리라. 아이는 욕심으로 키우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그려내는 모습으로 자라나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류세이가 집을 나와 유다이의 집에 도착했을 때 케이타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분명히 6년을 아버지라 부르던 사람인데 자신을 찾지않고 다른 아이를 찾아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조용한 성격의 케이타가 벽장으로 숨어드는 모습은 6살이라도 이미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지금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단편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료타가 뒤바뀐 아이를 바꾸며 경험하는 사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말해준다. 물론, 기른 정과 낳은 정의 저울질까지는 아니지만, 기른 정의 소중함을 여러가지 케이스로 보여주며 함께하는 시간의 무게와 추억의 힘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준다.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 무겁지만도 않게 긴장과 이완의 절묘한 타이밍으로 플롯이 흘러가서 플레이타임내도록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시켜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될 사람도 그렇게 아버지인 사람도 그렇게 아버지였던 사람도 한번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며 작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  NAV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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